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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이 풍진 세상에 /길 위에서 502

프로 복서 고 최요삼, ‘WBC 명예의 전당’에 헌액 2008년 링에서 쓰러져 떠난 프로 복서 최요삼 선수 ‘WBC 명예의 전당’에 헌액 2008년 1월 2일, 새해 벽두에 유명을 달리한 프로 복서 최요삼(1973∼2008)이 더블유비시(WBC 세계권투평의회)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명예의 전당 헌액은 고인의 사망 1년 뒤인 2009년에 이루어졌다고 한다. 최요삼은 1999년 WBC 라이트 플라이급 세계 챔피언이 되어 타이틀을 3차까지 방어한 뒤 2007년 9월에 WBO 플라이급 인터콘티넨탈 챔피언에 올랐다. 같은 해 12월 25일 1차 방어에 성공하였지만, 경기 직후 실신하여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뇌사 판정을 받고 숨졌다. [관련 기사 : 최요삼과 김득구, 두 죽음에 부쳐(2008/01/02)]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중학교 2.. 2023. 11. 19.
입동(立冬), 겨울의 어귀 겨울의 어귀, ‘입동(立冬)’을 맞으며 한반도 남부인 경북에서도 사계절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곳은 대구 인근의 내륙에 지나지 않는 듯하다. 경주를 포함한 동해안 지역이나 안동 주변의 북부지역에서 봄이나 가을을 넉넉하게 느끼기는 쉽지 않다. 그 경주에서 4년을 살았고, 여기 안동에서 산 지 어느새 10년째다. 익숙해질 때도 되었건만, 환절기만 되면 아쉬움이 많다. 봄소식이 더디어서 봄이 오는가 싶으면 금세 여름이기 십상인 것처럼 가을도 짧기는 마찬가지다. 올해는 가을 더위가 기승을 부려 좀 선선해지는가 싶었는데 가을비가 오락가락하더니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글쎄, 그게 얼마나 영향이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산기슭에 들어앉은 데다 좀은 높은 지대여서 학교 쪽의 기온도 차이가 있는 듯하고. 아직도 이 지역.. 2023. 11. 8.
백쉰아홉 젊은이의 희생 앞 ‘ 무도(無道)한 권력’ 이태원 참사 1주기, 무책임과 무능으로 일관한 ‘무도한’ 권력을 생각한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어제는 이태원 참사 1주기였다. 시민 안전을 책임져야 할 국가와 경찰력의 부재로 159명의 생때같은 목숨이 덧없이 스러져 간 날로부터 꼭 1년이 지났다. 그러나 사고의 진상은 물론, 아무도 그것을 제대로 사과하지 않았고, 사고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사람도 없었다. 고작 용산구청장과 용산소방서장을 비롯한 하위직 실무자 6명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되었을 뿐이다. 이태원 참사 1년,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지난 1년 동안 메아리 없는 국가를 위해 절규하던 유족들의 뜻을 받아 야당들이 만든 이태원 참사 특별법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야당 단독으로 .. 2023. 10. 30.
‘갑질’과 중산층, 그 부끄러운 민낯 ‘부’가 단일 잣대인 우리나라 중산층, 그들의 민낯 한 주간지에서 ‘중산층 통계 논란’에 관한 기사를 읽었다. 이 기사의 핵심은 통계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 통계는 중산층이 늘어나고 있다고 하지만 국민들은 오히려 중산층에서 저소득층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는 얘기다. 통계와 국민의 체감 현실 사이의 괴리다. [관련 기사 : 그 많은 중산층, 도대체 어디에 있어? ] ‘공정서비스’와 부산 아파트의 ‘갑질’ 사이 한 도시락업체가 매장에 ‘공정서비스’를 안내하는 글을 게시하면서 누리꾼의 칭송을 한 몸에 받은 게 다음 날이다. [관련 글 : 그 가게의 ‘공정서비스’ ] 공교롭게도 그 이튿날에는 경비원이 날마다 출근길 주민들에게 인사를 하게 한 부산의 어떤 아파트의 ‘갑질’ 기사가 .. 2023. 10. 29.
요즘 ‘축구공은 흔하다’ 초·중학교 운동장에 굴러다니는 축구공, 혹은 ‘풍요’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요즘 아침저녁에 인근 초등학교나 우리 동네의 중학교 운동장을 찾아 맨발로 걷기를 이어가고 있다. 아이들이 등교하지 않는 주말에는 볕이 따스한 한낮에 가지만, 평일에는 일과 시간을 피해 그 전후에 찾는다. 아이들이 등교하지 않거나, 아이들이 하교한 빈 학교의 운동장 가장자리를 따라 나는 10~20바퀴쯤 돈다. 초·중학교 운동장 여기저기의 축구공 한 바퀴 도는 데 평균 3분이 걸리니 마치면 30~60분이 지난다. 학교 운동장이어서 곳곳에 아이들의 흔적이 엿보이는데, 급이 달라도 두 학교에 모두 공통되는 게 축구 골대나 운동장 가장자리 화단 같은 데에 놔둔 축구공이 두어 .. 2023. 10. 27.
[맨발 걷기] ③ 목표는 맨발 걷기를 이어가며 ‘겨울나기’ 샛강에도 맨발 걷기 황톳길이 생겼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바야흐로 ‘맨발 걷기’는 전국에서 가히 열풍 수준인 듯하다. 유행 따위에 잘 휩쓸리지 않는 편인 나도 맨발 걷기를 시작한 지 어느새 석 달이 가까워졌으니 말이다. 물론 내가 맨발 걷기에 열심인 것은 그게 내 몸에 적지 않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느껴서다.[관련 글 : ‘맨발 걷기’, 혹은 ‘접지(earthing)’를 시작하다] 일시적 몸의 변화에 섣불리 환호하거나 일희일비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건 안다. 적어도 어떤 증상이 유의미한 변화로 인정받으려면 장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다는 점도 충분히 이해한다. 내가 서둘러 ‘좋다, 나쁘다’를 말하길 조심스러워하면서 ‘일단’이라는 단서를 붙이는.. 2023. 10. 18.
2023년 가을의 산수유 산수유, ‘봄의 척후’에서 고혹의 붉은 열매가 되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우리 아파트 담장 가에는 산수유 여러 그루가 심겨 있다. 그중 세 그루는 공동 현관을 나서면 바로 왼쪽에 있어 가장 먼저 봄소식을 전해준다. 2월 중순이 지나면 서서히 벙글어 꽃망울을 터뜨리는 산수유꽃은 그걸 가까이 지켜보는 내게 계절의 순환을 깨우쳐 주는 것이었다. 산수유는 층층나무 목 층층나뭇과에 속하는 낙엽성 소교목이다. 줄기는 높이 5~12m, 가지가 많이 갈라진다. 꽃은 3~4월에 잎보다 먼저 피는데, 꽃대 끝에 20~30개의 많은 노란 꽃이 우산살처럼 피어난다. 빨갛게 익는 타원형의 열매는 약재로 쓰인다. 산수유 열매는 그 주산지 농민에게는 생광스러운 수입원.. 2023. 10. 16.
‘똥별’에게 보낸다 예비역 육군 ‘병장’이 생각하는 ‘장군’들의 부끄러운 자화상 ‘똥별’ 의 추억 나는 이미 43년 전인 1980년에 만기 제대한 예비역 육군 병장이다. 복무 중, 내가 근무한 부대의 별자리는 부대장 한 사람뿐으로 그는 별 한 개짜리 준장이었다. 그는 부대에서 가장 높은 사람으로 먼빛으로 훔쳐보는 데 그친 신성불가침의 존재였다. 그런데도 나는 말년 병장 시절에 그들을 ‘똥별’이라 지칭해 본 때가 있었다. 1979년 10·26사태로 박정희가 피살되고 난 뒤 급박하게 이어진 이른바 ‘신군부’의 동향이 구전되던 시기였다. 10·26으로 무기한 정지되었던 마지막 정기 휴가를 떠났다가 내가 귀대한 것은 같은 해 12월 14일이었다. 짐작했겠지만, 이틀 전에 신군부가 군권을 장악한 군사적 충돌, 즉 12·12 쿠데타가.. 2023. 9. 30.
한가위 풍경, ‘귀성(歸省)과 ‘귀향’ 사이 추석 명절, 귀성 없는 귀향 기다릴 어버이 계시지 않는 고향 한가위가 가깝다. 예년과 달리 징검다리긴 하지만 거의 한 주를 쉴 수 있는 연휴라 그런지 은근히 들뜬 분위기가 느껴진다. ‘아니, 들뜬 건 내 마음인지 모르지’ 하고 중얼대다가 다시 고친다. 내게 들뜰 이유가 있어야 말이지. 돌아갈 고향이 있나, 반겨줄 어버이가 계시나……. 아, 참. 선생님은 고아시니까 그렇죠? 공연히 마음이 싱숭생숭해져서 날이 갈수록 명절이 오히려 쓸쓸해진다고 했더니 동료가 농을 건넸다. 그렇다. 어버이를 모두 잃었으니 나는 고풍스럽게 말하면 ‘고애자(孤哀子, 어버이를 모두 여읜 사람이 상중에 자기를 이르는 일인칭 대명사)’인 셈이다. 부모님뿐이 아니다. 내게 열아홉 살 연상의, ‘아버지 맞잡이’였던 맏형님도, 그 형수도 세.. 2023. 9. 28.
학교 현장의 교권 보호, ‘교감·교장 등 관리자’의 책임이 ‘가장 중하다’ 교사들을 거리로 내몬 ‘교권 침해 문제’에 부쳐 교권 침해와 교육의 위기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 7월 18일에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다. 그동안, 교사들은 어떠한 교육적 도움도 받지 못한 채, 학부모 등의 교권 침해에 만신창이가 되어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어 온 이들이 적지 않았음이 연이어 드러났다. 20만 교사를 자발적으로 모은 ‘교권 침해’와 분노 30년 넘게 중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퇴직한 지 7년째인데도 그런 교단 상황이 금방 와 닿지 않아서 나는 잠깐 혼란스러웠다. 문제가 초중등을 가리는 상황은 아니지만, 유독 초등에서 두드러지게 일어났음을 알고는 그랬나 싶기도 했었다. 그렇다고 해서 안타깝고 불편한 심정이 덜어지는 건 아니었다. 안타까움이야 모든 사.. 2023. 9. 25.
가야고분군, 열여섯 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 고령 지산동고분군 등 7개 고분군 유산, ‘세계유산목록’ 등재 확정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4~6세기 영호남 지역의 가야 소국 지배자들이 묻힌 고분군을 이르는 ‘가야고분군’이 한국의 16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올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 17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가야고분군’(Gaya Tumuli)의 세계유산목록(World Heritage List) 등재를 최종적으로 확정했다. 이번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가야고분군은 우리나라 남부 지방에 있는 김해 대성동고분군, 함안 말이산고분군, 합천 옥전고분군, 고령 지산동고분군, 고성 송학동고분군, 창녕 교동과 송현동고분군,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고분군 등 7개 유산으로 .. 2023. 9. 18.
몰역사적 ‘독립전쟁 영웅 흉상’ 이전, 육사는 ‘생도 의견’을 묻지 않았다 왜 육사는 학교의 주체인 ‘생도들의 의견’을 묻지 않았나 ‘독립전쟁 영웅 흉상’ 이전 논란은 마무리 국면이다. 문제의 본질을 중심으로 여론이나 상식을 살핀 순리의 절차가 아니라, 여론에 떠밀리긴 했지만, 결국 욕을 먹으면서도 의도는 일부 관철하는 형식으로 말이다. 여론(국민)과 겨루기에서 승리했다고 여길지 모르지만, 육사가 받아 안은 것은 모호한 정체성으로 말미암은 불명예일 뿐이다. [관련 글 : 육군사관학교는 왜 ‘독립전쟁 영웅의 흉상’을 ‘철거’하려 할까 / ‘역사 인식’의 아이러니, 친일 전력은 육사의 ‘정체성’에 맞나?] 이 논란 이후 지난 15일,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육군이 독립운동의 역사를 자신의 뿌리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하니 졸업증서를 가지고 있을 이유가 없다”라며 ‘육사 명예 졸업증’을 .. 2023. 9.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