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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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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 ‘성밖숲’, 3백~5백 살 먹은 왕버들 고목의 4월 [사진] 경북 성주군 성주읍 경산리 천연기념물 ‘성밖숲’의 봄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지난 총선거일(10일)에 아내와 함께 잠깐 칠곡 쪽에 볼일을 보고서, 내친김에 바로 성주로 차를 돌렸다. 4월도 중순으로 접어드니 봄을 맞은 성밖숲의 왕버들이 궁금해서였다. 1990년대 초반에 잠깐 성주에서 근무한 적이 있으나, 정작 성밖숲을 정식으로 찾은 건 20년이 지난 2015년 11월이었다. [관련 글 : 성주 성밖숲과 백년설 노래비] 성주읍의 서쪽으로 흐르는 이천(利川) 가에 자리 잡은 이 숲의 이름이 ‘성밖숲’인 것은 성주읍성(星州邑城) 서문 밖에 자리한 까닭이다. 읍성의 흔적은 북문 터만 남아 있었으니, 읍성이 어떤 모습이었는지는 상고하기 어렵다.. 2024. 4. 14.
[순국] ‘남만의 맹호’ 김동삼,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하다 1937년 4월 13일-일송 김동삼,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 ‘만주벌 호랑이’ 김동삼,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하다 1937년 4월 13일, 서대문형무소에서 ‘만주벌 호랑이’, ‘남만(南滿)의 맹호’ 일송(一松) 김동삼(1878~1937) 선생이 “나라 없는 몸 무덤은 있어 무엇하느냐. 내 죽거든 시신을 불살라 강물에 띄워라. 혼이라도 바다를 떠돌면서 왜적이 망하고 조국이 광복되는 날을 지켜보리라.”라는 유언을 남기고 순국했다. 향년 59세. 일본의 만주침공(1931) 직후, 경북 영양 출신의 남자현과 항일 공작을 추진하기 위해 하얼빈에 잠입했다가 일제에 체포된 일송은 평양지방법원에서 10년의 중형을 선고받고 평양감옥을 거쳐 서대문형무소에서 복역 중이었다. 그는 비타협적으로 일제에 저항했던 진보적 중도 민족주.. 2024. 4. 13.
'보여지다'는 없다, 모두 '보이다'로 쓰자 [이중피동 오류] 스포츠 중계와 시사 유튜브 채널에서 여전하다 “휘영청 달이 떠오르는 밤, 진남문이 가진 기억이 달빛을 받아 보여지다!” 지난해 칠곡문화관광재단이 칠곡 가산산성 진남문 일원에서 개최한 행사 ‘2023 가산산성 야행’(6.9.~6.11.)의 구호(슬로건)다. 다행히 포스터에 쓰인 글귀는 아니지만, ‘보여지다’를 보면서 입맛이 썼다. ‘보다’의 피동사는 피동 접미사 ‘이’를 쓴 ‘보이다’다. 그런데 ‘보이다’ 대신 연결어미 ‘-어’에 피동의 뜻을 지난 보조동사 ‘지다’를 붙인 형태인 ‘보여지다’를 쓴 것이다. 피동사를 만들면서 ‘피동 접미사’(이, 히, 리, 기)에다 ‘-어지다’를 붙이는 이른바 ‘이중피동’은 우리 언어생활에서 자주 지적되는 오류다. [관련 글 : ‘잊혀진 계절’은 없다] 이.. 2024. 4. 12.
[오늘] 유대인 학살자 아이히만, 마침내 법정에 서다 [역사 공부 ‘오늘’] 1961년 4월 11일, 아이히만 반인륜적 범죄로 기소되다 모사드, 15년 추적 끝 학살자 아이히만 체포 압송 1961년 4월 11일, 이스라엘 검찰이 반인륜적 범죄로 기소한 오토 아돌프 아이히만(Otto Adolf Eichmann, 1906~1962)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다. 아이히만은 ①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수백만 명 학살, ② 치클론-B 독가스 도입 및 운용, ③ 리투아니아 8만 명 학살, ④ 라트비아 3만 명 학살, ⑤ 벨라루스 4만5천 명 학살, ⑥ 우크라이나 7만5천 명 학살, ⑦ 키예프 3만3천 명 학살 계획 입안 등 모두 15가지 범죄 혐의로 기소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전범에 대한 단죄는 1946년 9월 30일, 뉘른베르크(Nuremberg) 전범 재판을 통해 이.. 2024. 4. 11.
[오늘] 상하이 임시정부와 4·13 총선거 1919년 4월 13일 상하이 임정 수립 : 2016년 4월 13일 총선거 4월 13일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이다. 97년 전 오늘, 상하이의 독립운동가들은 이틀 전(4월 11일)에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했고 이 사실을 세상에 널리 공표한 것이다. 비록 국외 망명지였지만 패망한 ‘왕의 나라’ 대신 ‘백성’들의 나라 ‘대한민국’이 비로소 탄생한 것이었다. 1919년 4월 1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임시정부가 상하이(上海)에 터전을 잡은 것은 상하이가 경술국치 이후, 국내외 독립운동 지도자들이 모여들어 활동하면서 해외 독립 운동의 근거지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즈음 상하이에는 천여 명의 한국 혁명지사들이 머물고 있었다. 대한제국 장교 출신으로 경술국치 이후 망명해 신해혁명(1911)에.. 2024. 4. 10.
[오늘] 야만의 현대사-인혁당 피고 8인 사형 집행 1975년 4월 9일, 인혁당재건위 피고 8명, 형 확정 18시간 만에 사형 집행 ‘1975년 4월 9일’은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아프고 슬픈 야만의 시간이었다. 그날 새벽, 서울구치소에서 이른바 인혁당 재건위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8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된 것이다. 4월 8일, 판결이 확정된 후 불과 18시간 만이었다. 1975년 4월 9일의 ‘사법살인’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법학자협회(International Commission of Jurists)에서 이날을 ‘사법사상 암흑의 날’로 규정한 것은 그것이 유신 독재정권에 의한 명백한 ‘사법살인’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날 국가에 의해 살해된 서도원(53·전 대구매일신문 기자), 김용원(41·경기여고 교사), 이수병(40·일어학원 강사), 우홍.. 2024. 4. 9.
한적해 더 고즈넉한 샛강의 밤 풍경 [사진] 경북 구미시 지산동 샛강생태공원의 밤 풍경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둘레에 벚꽃이 달리는 호수’라는 점에서 구미 지산 샛강은 김천의 연화지와 닮았다. 그러나 연화지가 꽤 오래 명성을 유지해 온 벚꽃 명승인데 비기면 지산 샛강의 벚꽃이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진 건 근래에 들어서다. 벚꽃 명소로 유명한 금오천이 금오산 들머리에 있는 것과는 달리 샛강은 낙동강 쪽의 외진 곳이었기 때문이다. 김천 연화지와 달리 구미 지산동 샛강생태공원의 밤은 고즈넉한 편이다. 연화지는 한 바퀴 도는 데 20분이 채 걸리지 않을 만큼 조그마하지만, 샛강은 전체 둘레가 3.4km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큰 호수다. 황토 맨발 길이 조성된 상류만 쳐도 1.3km로 .. 2024. 4. 8.
[오늘] 조선혁명군 여전사 오광심 선생 돌아가다 1976년 4월 7일, 여전사 오광심 선생 돌아가다 1976년 4월 7일 오전 6시 30분, 조선혁명군과 광복군 소속으로 일제와 싸웠던 오광심(吳光心, 1910~1976) 선생이 마포구 망원동 자택에서 예순여섯의 생애를 마감했다. 그는 남만주 조선혁명당 산하 조선혁명군(사령관 양세봉, 참모장 김학규) 사령부 군수처에서 복무하였고 유격대 및 한중연합 항일전에도 참여한 여전사였다. 오광심은 평안북도 선천 출신이다. 어려서 남만주로 이주하여 흥경현 왕청문에 있는 화흥중학(化興中學) 부설 사범과에서 공부하며 민족의식을 길렀다. 화흥학교는 1927년 민족주의 독립운동단체인 정의부(正義府)가 설립한 학교였다. 1920년대 후반 만주의 독립운동 진영에서는 독립운동 세력의 통합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정의부 주도의 전 민.. 2024. 4. 7.
물이 줄어 드러난 샛강의 맨얼굴과 어우러진 2024년의 벚꽃 열차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사진] ‘맨발 길’ 낸 샛강 둘레길 따라 벚꽃도 한결 의젓해졌다 2021년에 처음 쓴 이래, 해마다 샛강의 벚꽃 이야기를 써 왔다. 4월 1일을 전후하여 샛강의 상·하류 둘레길에 만개하는 벚꽃은 조금 이르게 피거나, 조금 늦게 피는 차이만 있을 뿐, 그 전해나, 그 전 전해의 벚꽃과 다르지 않다. 이미 다 자란 벚나무의 성장이 눈에 보일 리 없으니, 달라질 게 없는데도 그 풍경을 바라보는 눈길은 같지 않다. 그간 변하지 않았던 주변 환경은 올해 들어 크게 바뀌었다. 지난가을에 짧은 거리지만, 맨발 황톳길이 만들어지더니, 올해 3월에는 호수 상류의 둘레길로 황톳길이 연장되고, 하류에도 굵은 모래(사전에 나오지 않는 국적.. 2024. 4. 7.
[오늘] 시인 신동엽, 통일 열망 품은 채 서른아홉에 지다 1969년 4월 7일, 신동엽 시인 간암으로 영면 1969년 4월 7일은 김수영과 함께 1960년대를 가장 뜨겁게 살았던 시인 신동엽(申東曄, 1930~1969)이 간암으로 서울 동선동 자택에서 서른아홉의 삶을 마감한 날이다. “‘1950년대 모더니즘’을 거치지 않고, 토착 정서에 역사의식을 담은 민족적 리얼리즘을 추구”했고 동학농민전쟁을 소재로 한 과 같은 ‘이야기 시’로 독특한 시세계를 전개해 온 시인은 40년을 채 살지 못하고 서둘러 세상을 떠났다. 그래서일까, 유명한 시 ‘껍데기는 가라’가 고교 교과서에도 실렸지만, 그는 여전히 아이들에게 동명의 코미디언으로 자주 오인된다. 하긴 시가 읽히는 대신 텔레비전이 소비되는 시대, 살아 있는 코미디언을 두고 거의 반세기 전에 떠난 시인을 세상이 어찌 기억.. 2024. 4. 6.
애림녹화(愛林綠化), 식목일 부역의 추억 1960년대 애림녹화, 식목일 부역 식목일 아침이다. 오늘은 청명(淸明)과 한식(寒食)날이기도 하다. 공휴일에서 제외된 지 오래여서 일요일이란 사실도 심상하다. ‘국민식수(國民植樹)에 의한 애림 사상을 높이고 산지의 자원화를 위하여 제정된 날’이라는 백과사전의 기술이 낯설다. 세상이 많이 바뀐 탓이다. 예전 같으면 민둥산 천지였을 터이지만, 요즘 산은 우거진 수풀 탓에 들어가기도 쉽지 않다. 얼마나 제대로 된 숲인가는 모르겠으나 산은 대부분 실한 숲을 이루었다. 땔감을 구하는 사람의 발자취가 닿지 않은 덕분이다. 식목일은 1949년에 공휴일에 지정되었다가 1960년 폐지되면서 3월 15일의 ‘사방(砂防)의 날’로 대체되었다. 그러나 이듬해에 식목의 중요성에 대두되면서 공휴일로 부활하였다. 식목일이 공휴일.. 2024. 4. 6.
연화지는 ‘밤도 아름답다’ [사진] 경북 김천시 교동 연화지(鳶嘩池)의 밤 풍경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밤 풍경, 이른바 ‘야경(夜景)’은 거의 찍어 보지 못했다. 카메라를 마련하고 그걸 들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는답시고 부산을 떤 게 15년을 훌쩍 넘겼는데도 그렇다. 햇수가 그리 묵었는데도 야경을 찍은 경험이 그 정도뿐이라면 어디 가서 ‘사진 찍는다’는 소리를 하지 말라는 충고를 받을 만하다. 사진기를 마련해 기종을 높여가면서 지금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나는 초보를 면한 수준에 그친다. 사진 이론도 제대로 아는 게 없고, 사진기 조작도 여전히 더듬거리기 일쑤인데도 사진기를 손에서 놓지 않는 이유는 사진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사진은 이런저런 글을 쓰면서 그걸 돕는 보조 .. 2024.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