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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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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10에서 두벌식/세벌식 변환 ‘파워업’ 쓰기 윈도(Window) 10에서 두벌식과 세벌식 바꾸기 컴퓨터에 키보드를 이용하여 한글을 입력하는 방식은 두 가지다. 사람들 대부분이 쓰는 ‘두벌식’과 소수의 이용자가 선택하고 있는 ‘세벌식’이다. 그런데 두벌식을 쓰는 이들은 이 ‘두벌, 세벌’의 뜻조차 잘 모른다. 블로그를 열고 얼마 되지 않아서 ‘한글 이야기’를 몇 차례 쓴 것은 그런 생각 때문이었다. 세벌식, 한글 이야기(1) 세벌식 , 한글 이야기(1) 세벌식 글자판과 한글 입력 타자기를 처음 만지게 된 것은 군대에서였다. 먹지를 대고 공문서를 쓰고, 등사기로 주번 명령지를 밀던, 특전대대 행정서기병 시절이다. 어느 날, 중고 레밍턴 qq9447.tistory.com 두벌식 오타, 한글 이야기(3) 두벌식 오타, 한글 이야기(3) 요즘이야 모두 컴퓨.. 2020. 6. 26.
‘이문열’, 찢을까 살라버릴까 극우 냉전 이데올로기를 신봉하는 어정쩡한 우파 이데올로그 이문열 작가 이문열이 화제다. 평역한 를 완간한 뒤 ‘촛불집회’를 ‘위대한 포퓰리즘’이라고 말할 때부터 이 양반이 잘하면 ‘한건’ 하겠다는 조짐은 있었다. 그러더니 그는 불과 한 일주일 만에 시민들의 촛불을 ‘불장난’으로 헐뜯었고, 뜬금없이 ‘의병’을 거론하면서부터 온갖 비난의 중심에 서 있다. 그의 부친은 해방 공간에서 좌익 활동에 참여한 이다. 그의 회고에 따르면 그의 부친은 ‘ 한국전쟁 당시 어머니와 어린 남매, 뱃속에서 아버지의 얼굴조차 보지 못한 막내를 버리고 사회주의를 좇아 월북’했다. 냉전 이데올로기와 ‘레드 콤플렉스’가 개인과 일가의 삶을 갈가리 찢어 놓아 버린 세월이 우리 현대사였을진대, ‘빨갱이 자식’으로 세상살이를 배웠던 작가의.. 2020. 6. 25.
‘여자에게 친절한 남자’가 ‘페미니스트’? 의 이상한 ‘페미니스트’ 풀이 국립국어원이 의 2015년 2분기 수정내용을 공개했다. 수정한 낱말은 표제어와 관용구를 추가하거나 뜻풀이를 추가 또는 수정한 경우 등 모두 19개다. 그중 몇몇 눈에 띄는 낱말들을 살펴보았다. ‘도긴개긴’도 사전에 올랐다 표제어로 추가된 낱말 중에는 ‘도긴개긴’과 ‘도찐개찐’이 있다. 명사 ‘도긴개긴’에는 “윷놀이에서 도로 남의 말을 잡을 수 있는 거리나 개로 남의 말을 잡을 수 있는 거리는 별반 차이가 없다는 뜻으로, 조금 낫고 못한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본질적으로는 비슷비슷하여 견주어 볼 필요가 없음을 이르는 말.”이라는 풀이가 붙었다. 이번 수정은 ‘도긴개긴’과 ‘도찐개찐’이 국어사전 등재와 무관하게 이미 일상에서 매우 활발하게 쓰이고 있는 현실을 추인한 것이다. ‘도.. 2020. 6. 25.
콩국수의 추억과 미각 콩국수의 계절 콩국수의 계절이다. 콩국수를 한번 해 먹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어제 저녁 식탁에 아내는 콩국수를 내놨다. 하얀 냉면 그릇에 담긴 콩국수의 면은 지금껏 우리 집에서 써 왔던 소면(小麵)이 아니라 적당한 굵기의 중면(中麵)이다.(여기서 쓰는 소면, 중면은 에 나오지 않는다. 사전에 실려 있는 ‘소면’은 고기붙이를 넣지 않았다는 뜻의 素麪뿐이다.) 콩국수의 계절 콩국수의 면이 무엇을 쓰느냐에 따라 맛이 바뀌는 것은 아닐 터이지만, 역시 콩국수에는 굵은 면이 어울린다. 노란빛이 맛깔스레 뵈는 국수가 콩 국물 속에 잠겨 있는 것은 보기에도 역시 좋다. 아내는 왜 진작 이놈을 쓰지 않았을까. 아내는 삶은 콩과 함께 참깨와 땅콩을 갈아 넣었다. 음식점 콩국수에 비기면 훨씬 담백한 맛이다. 콩국수 전문점에.. 2020. 6. 24.
[2010 텃밭일기 ⑤] 첫 결실, 시간은 위대하다 고추에 지지대를 박아 주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차일피일하다가 처가에 들른 김에 장모님과 함께 종묘사에 들러 지지대 서른 개를 샀다. 개당 300원, 9천 원을 썼다. 고추 포기마다 쳐 주지는 못하고 서너 포기 간격으로 지지대를 박아 놓고 짬이 나지 않아 며칠을 보냈다. 지지대 사이를 비닐 끈으로 이은 것은 며칠 전이다. 두둑에 심은 고추의 열이 고르지 않아서 두 겹으로 친 줄이 고춧대를 제대로 감싸지 못할 것 같다. 서툰 농사꾼은 어디서든 표가 나기 마련인 것이다. 한 포기밖에 없는 오이 위에는 장모님께 얻어 온 온상용 철근(?)을 열십자 모양으로 박고 끈으로 단단히 묶었다. 오늘 다시 며칠 만에 밭에 들렀다. 밭 어귀에서부터 펼쳐지는 초록빛 물결이 훨씬 짙고 푸르러졌다. 시간은 이처럼 위대한 것이다. 시.. 2020. 6. 24.
‘인민’과 ‘국민’ 사이, 잃어버린 언어들 ‘인민’은 공산주의 전용 어휘인가 지난 11·14 민중총궐기 대회 이후, 완강한 시민사회 진영의 저항에 놀란 수구 세력들이 반격에 나선 가운데 가 노린 한 수(!)가 헛발질이라는 게 밝혀졌단다. 이는 같은 날 베풀어진 전국교사결의대회에서 변성호 전교조 위원장이 연설 중 ‘인민’이란 표현을 썼다면서 기사와 사설로 이념 공세를 편 결과에서다. [관련 기사] ‘빈민’을 ‘인민’으로 들은 의 헛발질 ‘인민’이란 표현을 쓴 적이 없다는 전교조의 강력한 항의에 결국 는 꼬리를 내렸다. 확인 결과 ‘빈민’을 ‘인민’으로 잘못 알아들었다고 사과하며 인터넷판에서 해당 기사와 사설을 삭제하는 등 망신살이 뻗친 것이다. 저간의 사정을 살펴보면 이는 뭔가 꼬투리를 잡아 이들에게 이념 공세를 펴야겠다는 의욕의 과잉이 초래한 일.. 2020. 6. 24.
‘고자화’, 메꽃은 그 이름이 억울하다 토종 야생화 ‘메꽃’ 나팔꽃 이야기를 하다가 메꽃 이야기를 곁들인 게 2009년 가을이다. 출근하는 길가 언덕에는 꽤 오랫동안 ‘아침의 영광’ 나팔꽃이 피어 있었다. 초등학교 때 배운 동요 ‘꽃밭에서’를 부르면서 만났던 그 꽃을 날마다 지나치면서 처음으로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관련 글 : 나팔꽃과 동요 ‘꽃밭에서’] 메꽃, 토종의 야생화 곁들여 메꽃 이야기도 했지만, 주변에서 메꽃을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 그리고 4년. 요즘 출근길에서 메꽃을 만난다. 일주일에 두어 번쯤 버스를 타고 출근하는데 버스 정류장 옆의 음식점 화단과 주변 공터에 메꽃이 피어 있기 때문이다. 메꽃은 화단을 가득 메운 아이비의 군락 속에 화려하지 않으나 청초한 모습으로 피어 있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요모조모 꽃의 자태를 뜯어보다가.. 2020. 6. 23.
‘몸’은 ‘편찮으시고’ ‘팔’은 ‘아프시다’ 몸의 일부이거나 통증일 때는 ‘아프시다’ ‘아프시다’도 높임말이다 2010년에 나는 ‘아프다’에 대응하는 ‘편찮으시다’는 동사의 쓰임새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는 현상에 대한 글을 썼다. 교사들에게 ‘아프시냐’고 천연덕스럽게 묻는 아이들에게 그렇게 말하지 말고 ‘편찮으시냐’고 말하는 게 옳다고 가르치면서도 머리를 갸웃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선어말어미 ‘-시’를 통해 주로 실현되는 ‘주체높임’은 가끔 ‘계시다, 잡수시다, 편찮으시다, 돌아가시다’와 같은 특수 동사를 통해서도 이루어진다. 이 가운데 ‘계시다’ 같은 경우는 사람에게만 쓸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씀이 계시다’와 같이 마구잡이로 쓰이는 경향이 있는데 ‘편찮다’는 쓰임새가 확 줄었다. 아이들뿐 아니라, 텔레비전 드라마나 각종 프로그램에서도 ‘편찮다.. 2020. 6. 23.
[2010 텃밭일기 ④] 과욕이 남긴 것 섣부른 비료 주기, 고추 모를 죽이다 텃밭 농사가 주는 기쁨은 날이 갈수록 새록새록 쌓여간다. 밭머리에서 우썩우썩 자라고 있는 상추와 쑥갓을 뜯어와 밥상에 올리고, 날마다 빛깔을 바꾸며 크고 있는 작물을 바라보는 기쁨이란 쉽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웃과는 달리 비닐을 덮기 전에 미리 퇴비를 얼마간 뿌렸건만, 밭 주인은 초조했나 보다. 우리는 시내 종묘사에서 소형 포대에 든 비료를 사 왔다. 장모님은 물비료를 조금 주고 말라고 했건만 우리는 그걸 귀담아듣지 않았다. 금비를 주려면 뿌리에서 멀찌감치 떨어진 고랑 쪽에다 소량을 묻는 정도로 그쳐야 한다. 필요한 건 ‘욕심’이 아니라 ‘시간’이다 어느 날, 퇴근해 보니 아내가 낮에 비료를 뿌렸다고 했다. 일손을 덜었다 싶어서 나는 흡족해했다. 그런데 .. 2020. 6. 23.
‘다르다’와 ‘틀리다’의 혼동과 ‘직접 인용’ 추세 1. ‘다르다’와 ‘틀리다’의 혼동 ‘다르다’와 ‘틀리다’를 섞어서 쓰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 ‘다르다’와 ‘틀리다’라는 낱말은 ‘틀린 게 아니라 다르다.’ ‘다르다’가 차이를 가리키는 말이라면 ‘틀리다’는 ‘맞지 않다’, 즉 어떤 사실과 어긋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다르다’를 쓸 자리에 ‘틀리다’를 쓰고 있다. ‘다르다’는 ‘같다’와, ‘틀리다’는 ‘맞다’와 반의 관계에 있다. ‘다르다’는 형용사지만, ‘틀리다’는 ‘틀린다’, ‘틀리는’, ‘틀린’처럼 활용하는 동사이다. “이주 노동자는 우리와 피부가 ‘틀리니까’…….” 정확히는 모르지만, 이런 현상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현상은 지금 바야흐로 남하 중이다. 충청권이 그렇고 강원도도 .. 2020. 6. 22.
접시꽃, 기억과 선택 사이 접시꽃, 저장된 기억의 선택 언젠가는 “사물에 대한 우리의 기억은 매우 선택적인 것처럼 느껴진다.”라고 썼지만 이제 “사물에 대한 우리의 기억은 매우 선택적이다.”로 써도 무방할 듯하다. 우리 기억의 층위를 채우는 갖가지 사물들에 대한 우리들의 인식은 지극히 주관적이고 자의적인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기억의 선택, 접시꽃 어느 해 봄은 흐드러지게 핀 찔레꽃이, 또 어느 해에는 숲마다 담쟁이덩굴이 무성했다, 고 느낀다. 그러나 그 해 특별히 찔레꽃이 풍년이었던 사실을 입증할 방법도, 그때가 담쟁이의 생육에 특별히 더 좋았던 시기였다는 객관적 증거도 없으니 그 느낌이란 결국 기억에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일상에는 엄연히 존재하지만, 때로 우리의 기억 속에서는 그것은 얼마든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 2020. 6. 22.
[2010 텃밭일기 ③] 햇상추를 비벼 먹으며 어제는 비가 내리고 있는데도 텃밭에 들렀다. 부지런한 농군은 어디가 달라도 다르다. 밭에 미리 나와 있는 사람이 있었다. 우리 이랑에 비닐을 덮어준 선배다. 그도 일찌감치 밭을 둘러보러 나온 것이다. 빠진 데 없이 잘 가꾸어진 밭은 빗속에서도 시퍼렇게 살아난 작물들의 풀빛으로 한껏 그윽해 보였다. 며칠 만인가. 한 일주일가량 못 본 사이에 밭은 무성해졌다. 감자와 고추, 상추와 쑥갓, 콩과 고구마, 토마토와 열무 따위의 작물들이 뿜어내는 생기가 살아 있는 것 같았다. 우리 텃밭 머리에 선배가 뿌려준 상추와 쑥갓이 빽빽하게 자라 있었다. 아내와 나는 감격의 탄성을 내질렀다. 솎아 주어야 할 만큼 잘 자란 상추와 쑥갓 앞에서 우리는 행복했다. 고추와 가지는 이제 제법 늠름하게 자리 잡았다. 말라죽은 것처럼 .. 2020. 6.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