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다’와 ‘*돼다’, ‘-데’와 ‘-대’의 쓰임
언젠가 ‘해를그리며’ 님이 ‘대, 데, 되’ 세 글자가 들어가는 말들이 헷갈린다며 도움을 요청해 왔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얘기하는지 분명하지 않으나 동사 ‘되다’와 어미 ‘-데’와 ‘-대’에 관한 질문으로 보고 나누어 설명한다.
‘되다’와 ‘돼다’?
‘돼다’라는 낱말은 없다. 원래 동사인 ‘되다’의 어간인 ‘되-’에 어미가 붙어 ‘되어, 되어라, 되었-’ 등과 같이 활용한 것이 줄어서 ‘돼, 돼라, 됐-’이 되었을 뿐이다.
· 되어 → 돼
· 되어라 → 돼라
· 되어야 → 돼야
· 되었다 → 됐다
‘되’에는 간접인용을 할 때, 명령의 뜻을 가진 어미 ‘-(으)라’가 어간에 붙을 수 있다.
· 아버지께선 훌륭한 시인이 되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이 경우 ‘되라’를 ‘되어라’로 대치할 수 없으므로 줄인 형태인 ‘돼라’로 쓸 수 없다. 대체로 ‘되라’인지 ‘돼라’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때는 그 말을 ‘되어라’로 대치할 수 있는가 살펴보면 된다. 만약 ‘되어라’로 대치될 수 있으면 ‘돼라’로 쓸 수 있는 것이다.
어미 ‘-데’와 ‘-대’의 구분
‘-데’는 과거에 직접 경험한 내용임을 표시할 때 쓰는 종결어미다. 동사, 형용사는 물론, 서술어로 쓰이는 ‘체언+서술격조사’에도 붙일 수 있다. 또 의문형에도 쓰일 수 있다.
· 어제 보니까 혜정이가 참 예쁘데. 사진을 보니 옛날에는 참 예뻤겠데.(형용사)
· 그 아이가 밥을 잘 먹데. 철수가 벌써 제대했데.(동사)
· 곁에서 보니 참 훌륭한 신랑감이데.(서술격조사 ‘이다’, 뜻은 ‘-더라’)
· 신부가 그렇게 예쁘데? 그 사람 키가 크데?(의문형)
· 밖에 누가 왔데? 얼마나 되데?(의문형, 뜻은 ‘-던가?’)
한편, ‘-대’는 남의 말을 전달할 때 쓰는 종결어미다. ‘-다(고) 해’가 줄어서 된 말인데, 동사, 형용사는 물론 서술격조사에도 붙을 수 있다.
· 사람들이 그러는데 진옥이가 예쁘대(예뻤대/예쁘겠대). (형용사)
· 진옥이가 결혼한대(결혼했대/결혼하겠대). 진옥이는 추리소설만 읽는대(읽었대/읽겠대). (동사)
· 진옥이가 학생회장이래(학생회장이었대). (서술격조사 ‘이다’, ‘이다’ 뒤에서는 ‘-대’가 ‘-래’로 바뀜. )
더 복잡한 부분들도 있지만 여기서 줄인다. ‘되다’의 쓰임이나 ‘-데’와 ‘-대’의 구분만으로도 일상에서 바른 말글을 쓰는 데 불편하지 않으리라.
2008. 2. 27. 낮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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