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낱말의 발견] ‘다시 대하기 싫을 만큼 몹시 싫증이 나다’(물리다) 너머

어디서 읽은 건지, 들은 건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우리가 쓰던 말 ‘티내다’의 표준어가 ‘퇴(退)내다’라는 걸 알게 된 게 최근이다. ‘국민이 참여하여 함께 만들고 누구나 자유롭게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신개념 국어사전’인 ‘우리말샘’에 ‘티내다’는 “‘퇴내다’의 방언”으로 풀이하고 있다.

‘퇴내다’는 <표준국어대사전>에 동사로 “① 실컷 먹거나 가지거나 누리어서 물리게 되다. ② 일을 지나치게 하여 싫증이 나게 되다.”로 풀이되어 있다. 퇴내다는 “한자어 ‘퇴(退- 물러날 퇴)’ + 고유어 ‘내다’”의 형태로 이루어진 말인데, 우리 경상도에서는 ‘티내다’로 자주 쓰였다.
“동무네 원두막에 가서 잘 익은 수박을 아주 퇴냈다네.”
정작 그 말을 쓰면서도 그게 사투리라고 여기면서도 표준말로는 어떻게 쓰는지는 몰랐다. 그런데 우연히 그걸 알게 된 것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의 뜻풀이로 미루어보면 ‘물리다’(다시 대하기 싫을 만큼 몹시 싫증이 나다)보다 좀 더 심화된 표현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2026. 5. 19. 낮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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